■ 곡학아세(曲學阿世)에 앞서
학문은 모름지기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나 알지 못하는 것들을 연구하여 사람들과 사회 발전에 도움을 주는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학자는 자신이 배운바를 실행하는 '학행일치(學行一致)'의 본을 보여야 한다. 그런데 배운 바를 출세를 위해 악용하는 학자들을 종종본다. 권력에 빌붙어 사실에서 벗어난 논리로 돕거나, 연구생이나 조교에게 지급될 돈을 유용하는 등 물의를 일의는 일을 예사로 한다. 학문을 연구하는 자의 자세에서 벗어난 매우 그릇된 형태가 아닐 수 없다. '곡학아세(曲學阿世)'라는 말이 이와 같은 뜻이다. 고사성어를 살펴보다 보면 유래를 모르고서는 그 의미를 파악하기 힘든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곡학아세(曲學阿世)의 뜻과 유래를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학행일치(學行一致) : 배움과 실천이 하나로 들어맞음. 즉 배운대로 실행하는 것을 뜻한다.
▶ 곡학아세(曲學阿世) 뜻
굽을 곡, 배울 학, 언덕 아, 대 세
자기가 배운 것을 올바르게 펴지 못하고 그것을 굽혀가면서 세속에 아부하여 출세하려는 태도나 행동을 비유하는 말이다. 더 이상의 부연 설명이 필요없는 듯 하다. 국정농단과 관련한 청문회에서 상아탑의 총장과 교수들의 태도를 우린 이미 보았다. 곡학아세(曲學阿世)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 곡학아세(曲學阿世) 유래
<<사기>> <유림열전>에서 유래된 말이다. 전한 시대에 원고생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시경>>에 정통해서 효경제 때 박사가 되었다. 원고생은 성품이 강직해 어떤 사람도 두려워하지 않고 직언도 마다하지 않았다. 어느 날 노자의 글을 좋아하던 효경제의 어머니 두태후가 원고생을 불렀다. 두태후는 원고생에게 노자의 글에 대해 물었다.
"그대는 노자의 글은 그저 하인들의 말일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이라? 아인들의 말이라고?" 두태후는 격노해서 그에게 돼지 우리에 가서 돼지나 잡게 했다. 얼마 후 효경제는 원고생이 정직하고 청렴한 사람이라 여겨 태부로 임명하였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그는 병으로 벼슬을 그만 두었다.
무제가 즉위해 원고생을 불렀으나, 아첨하는 선비를 헐뜯으며 늙었다고 말해 돌려보냈다. 원고생은 이미 아흔이 넘은 나이였다. 당시 소장 학자 공손홍도 부름을 받았는데, 곁눈질을 하며 원고생을 못마땅한 눈초리로 바라보곤 하였다. 원고생이 공손홍에게 말했다.
"힘써 학문을 바르게 하여 세상에 옳은 말을 하고, 학문을 굽혀 세상에 아부하는 일이 없도록 하시게(曲學阿世)" 원고생이 공손홍에게 충고한 말에서 학문을 굽혀 세상에 아부한다는 곡학아세(曲學阿世)가 유래되었다.
학문은 바르로 옳은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빛과 같다. 하물며 어떤 이들은 학문을 팔아 출세를 하려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그들은 학자가 아니라 학문을 파는 사이에 불과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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