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同病相憐)에 앞서

 

살아가다 보면 서로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보게 된다. 삶이 인간에게 한 줄기 물결과 같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삶이라는 테두리에서는 비슷한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오늘의 고사성어 동병상련(同病相憐)은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끼리 서로 격려하고 위로한다는 뜻으로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처럼 같은 처지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자신만 어렵지는 않다는 생각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리스 철학자이자 사상가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라고 했다. 어려움과 고통, 슬픔도 함께 나누면 그만큼 줄일 수 있어 큰 위로가 된다.

 

동병상련(同病相憐) 뜻

 

동병상련(同病相憐)
같을 동 · 병 병 · 서로 상 · 불쌍히 여길 련

 

같은 병을 앓는 사람끼리 서로 불쌍히 여기다. 비슷한 처지에 처해 있거나 비슷한 고통을 겪는 사람끼리 서로를 불쌍히 여기고 서로 위해 주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출전은 《오월춘추(吳越春秋)》의 <합려내전(閤閭內傳)>이다.

 

오늘날에도, 곤경에 처한 사람끼리 또는 적의를 품은 사람끼리 한자리나 같은 처지에 있게 되는 경우, 공동의 어려움이나 이득에 대해서는 서로 협력하다가도 일단 성공하게 되면 성과를 독점하고 상대방을 파멸시키는 비정한 호랑이와 같은 인간이 있음을 경계한 말이다. 

 

 

 동병상련(同病相憐) 유래

 

오나라 왕인 합려를 보좌하여 패자로 만든 오자서의 집안은 원래 6대에 걸쳐 초나라에 충성을 바친 뼈대있는 가문이었다. 하지만 비무기의 모함으로 하루 아침에 풍비박산이 나고 말았다. 오자서는 갖은 고생끝에 가까스로 오나라로 갔다. 오자서는 오나라의 공자 광이 왕이 되려는 야심을 가지고 있음을 알고 자객 전저를 소개해 주었다. 광은 진저를 사주하여 오나라 왕 요를 죽이고 왕위에 올랐으니, 바로 춘추 오패의 한 사람인 합려다.

 

합려는 오자서를 대부로 임명하고 더불어 국사를 논했다. 마침 비무기의 모함으로 초나라의 대신 백주려 부자가 주살을 당하자 손자인 백비가 오나라로 망명해 왔다. 오자서는 합려에게 백비를 추천했고, 합려는 백비를 대부에 임명했다. 합려는 백비를 위해 환영의 뜻으로 연회를 베풀었다. 백비를 탐탁지 않게 여기던 대부 피리가 오자서에게 말했다.

 

 "백비의 눈매는 매와 같고, 걸음걸이는 호랑이와 같습니다.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살인을 저지를 성품입니다. 어찌 친하게 지내시려 하십니까?" "그와 내가 같은 원한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께서는 <하상가>라는 노래를 들어보지 못했습니까?" 같은 병을 앓으면 서로 불쌍히 여기고, 같은 걱정이 있으면 서로 돕는다네. 놀라서 날아오르는 새들은 서로 따르며 날아가고, 여울을 따라 흐르는 물은 합쳐져 다시 함께 흐른다네 라는 노래 말입니다." 훗날 백비는 월나라에 매수를 당해 오나라 멸망에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다. 오자서는 백비의 모함을 받고 자결하였다.

 

오자서는 자신의 처지와 같은 백비를 가엾이 여겨 벼슬을 받게  하고 편히 살도록 도와주었다. 하지만 배은망덕한 백비는 오자서를 배반하여 죽음에 이르게 했다. 참으로 간교하고 완악한 인물이 아닐 수 없다. 사람이란 은혜를 입었으면 마땅히 갚는 것이 당연하다. 은혜를 모르는 인간은 짐승과도 같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의의를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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