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사구팽(兎死狗烹)에 앞서
▶ '쓸모가 없어지면 미련 없이 버린다'는 배신의 아이콘의 고사성어 '토사구팽(兎死狗烹)'의 뜻과 유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믿었던 사람에게 내쳐지는 만큼 배신감이 들고 허무한 것은 없다. 더구나 그를 위해 헌신한 경우라면 배신감에 더해 분노까지 든다. 신의를 저버리는 행위이며, 인간의 도리를 포기함과 다름없다.
신의를 배반하는 사례가 우리 사회 일각에서 심심찮게 일어난다. 특히 정치권에서 비일비재하다. 오늘은 아군이었다가 내쳐져 내일은 적이 되는 비합리적이고 비윤리적인 경우가 소위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일한다고 자부하는 사람들 세계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 완전 넌센스인 것이다.
특히 정치와 재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실적이 좋으면 승진에다 특별 보너스까지 두둑이 챙겨 주다가 실적이 나빠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옷을 벗기고 내친다. 실적 앞에는 인간의 도리와 윤리, 합리적인 사고, 상식이 무너지고 만다. 샐러리맨의 비애라 할 수 있는 사자성어가 토사구팽(兎死狗烹)인 것이다.
■ 토사구팽(兎死狗烹) 뜻
토사구팽(兎死狗烹)
兎 토끼 토, 死 죽을 사, 狗 개 구, 烹 삶을 팽
▶ '사냥하러 가서 토끼를 잡으면, 사냥하던 개는 쓸모가 없게 되어 삶아 먹는다'라는 뜻으로 아래와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①필요(必要)할 때 요긴(要緊)하게 써 먹고 쓸모가 없어지면 가혹(苛酷)하게 버린다는 뜻이다.
②일이 있을 때는 실컷 부려먹다가 일이 끝나면 돌보지 않고 헌신짝처럼 버리는 세정(世情)을 비유(比喩ㆍ譬喩)해 이르는 고사성어다.
교활한 토끼가 잡히고 나면 충실했던 사냥개도 쓸모가 없어져 잡아먹게 된다는 뜻으로, 중국 춘추시대 월(越)나라 재상 범려(范蠡)의 말에서 유래된 고사성어이다. 이 고사는 《사기(史記)》의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에서도 보인다. 여기서 유래하여 토사구팽은 토끼 사냥이 끝난 뒤 사냥개를 삶아 먹는 것과 마찬가지로 필요할 때는 쓰다가 필요 없을 때는 야박하게 버리는 경우를 빗대어 이르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
■ 토사구팽(兎死狗烹) 유래
▶ 한나라 고조 유방은 장량, 소하와 함께 한나라 건국에 뛰어난 활약을 한 한신을 초왕에 책봉했다. 이듬해 항우 휘하의 맹장이었던 종리매가 한신에게 몸을 맡기고 있다는 사실을 유방이 알게 되었다. 유방은 곧 한신에게 종리매를 당장 잡아 보내라고 명령했다. 종리매와 오랜 친구였던 한신은 유방의 명을 어기고 종리매를 숨겨 주었다. 그러자 한신이 모반을 꾀하고 있다는 상소가 올라왔다. 진노한 유방은 참모 진평의 건의에 따라 제후들에게 명했다.
"제후들은 초의 땅 진에서 대기하다가 순행하는 나를 따르도록 하라." 유방의 명을 받은 한신은 위기를 느꼈지만, 큰일은 없으리라 믿고 유방의 순행에 동참하였다. 한신은 우선 종리매에게 상황을 설명하였다. 한신의 말을 들은 종리매는 분노하였다.
"한나라가 초를 공격하지 않은 이유는 내가 당신 밑에 있기 때문이다. 나를 잡아 한나라에 충성하겠다면 당장이라도 죽어 주겠다. 내가 죽은 후 당신도 유방에게 죽고 말 것이다." 종리매는 스스로 목을 찔러 죽었다. 한신은 종리매의 목을 가지고 유방을 찾아갔다. 한신은 곧바로 병사들에게 잡혀 끌려갔다.
"재빠른 토끼를 잡고 나면 훌륭한 사냥개를 삶아 먹고, 높이 나는 새를 잡으면 활은 소용이 없다는 세상 사람들의 말이 맞구나. 적국을 격파하면 지모 많은 신하는 죽는다고 했던가." 유방은 천하의 인심이 두려워 한신을 죽이지는 않고, 회음후로 봉하여 주거를 장안으로 제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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