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발이 저리다 건강 이상신호

▶ 저리다. 저림이란?

 

주로 발생하는 부위는 손과 발이다. 어떤 원인으로 인해 혈액순환이 정체되거나 신경에 장애가 발생하여 찌르는 듯하고 둔한 느낌을 '저리다', '저림'이라 한다.

 

■ 손발이 저리다. 저림 원인과 증상

 

흔히 "팔이 저려" "발이 저려" 하고 말하는데, 우리들 문외한이 입에 담는 "저리다"는 말에는 잡다한 개념이 섞여 있어서 의학적으로 말하는 "저리다"와는 다른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요. 일반사람들이 "저리다"고 하는 것에는 세 가지가 있다고 생각되는군요.

 

▶ 손발이 저리다. 저림 진단 때 밝혀야 하는 3가지

 

 첫째는 지각의 이상한 느낌입니다. 둘째는 자각의 저하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셋째는 마비됐기 때문에 수족이 움직이지 않는 상태를 저리다고 하며 의사에게 찾아오는 일도 있읍니다. 신경내과나 일반내과에 저리다고 호소하는 외래환자가 숱하게 찾아옵니다. 두통이나 마비, 현기증과 더불어 대단히 많은 증상의 하나이지요.

 

- 저리다고 호소해 오는 환자들의 호소 내용은 각양각색이겠읍니다마는 의사들은 그것을 어떻게 분류하고 있는지요? 저리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증상의 하나이기 때문에, 그것이 어떤 상태라는 것을 분명히 설명해 주면 의사로서는 진단을 내리기가 수월하지요. 진찰을 받을 때에 밝혀 주셨으면 하는 구체적인 정보로서 중요한 요점이 4개 있습니다.

 

우선, 몸의 어느 부분이 저린가?

 

손끝만 저린지, 팔 혹은 손의 안팎 어느 쪽이 저린지, 손발이 함께 저린지, 좌우 중 한쪽만 저린지, 양쪽이 다 저린지? 이것만으로도 병명을 판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두번째는 어떻게 저린지, 이를테면 바늘에 찔린 듯 따끔따끔 저리는지, 자갈 위를 뛰는 듯싶은 느낌인지 또는 막 깎은 잔디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인지... 또 전기가 통하는 듯이 찌르르 저리는 경우도 있고, 무엇인가 달라붙은 듯이 둔한 느낌인 경우도 있고 그 느낌이 각양각색이지요.

 

그러한 느낌을 분명히 말해 주십사 하는겁니다. 세번째로 그 저린 증세가 언제 나타나느냐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자고 있는 동안에 나타나느냐, 대낮에 나타나느냐, 운동을 한 뒤에 나타나느냐, 추울 때 나타나느냐 하는 시기적, 시간적인 문제가 대단히 중요할때가 있습니다. 끝으로 그 저린 증세가 일시적인 것이냐, 쭉 계속되는 것이냐, 얼마나 계속되는 것이냐 등도 중요하지요. 이상 4개의 요점을 환자 스스로가 잘 관찰해 두었다가 의사에게 그대로 전해 주시면 고맙겠읍니다. 몸의 한쪽만이 저리다

 

 

- 저린 증상의 원인이 되는 병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저린 증상을 일으키는 병은 몸의 부위에 따라 뇌로부터 시작해서 척수, 말초신경, 말초순환의 4가지로 나누어 생각하면 편리합니다. 뇌에 원인이 있는 병으로는 뇌출혈, 뇌의 혈관이 막히거나 가늘어지는 뇌연화(뇌혈전, 뇌경색), 그리고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일과성 뇌허혈 발작(피의 흐름이 멈추는 발작), 덧붙여 뇌염, 뇌종양, 뇌외상, 뇌동맥경화등이 있는데 이런 원인으로 저린 증상이 일어납니다.

 

주의해야 할 것은 뇌의 혈관장애, 종양, 외상으로 말미암은 저림은 오른쪽이든 왼쪽이든간에 몸의 한편에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다만, 얼굴까지 포함시켜 살피면, 예를 들어 얼굴의 오른쪽과 손발도 오른쪽이라는 경우와, 얼굴은 왼쪽인데 손발은 반대로 오른쪽이 저린 경우가 있지요. 어쨌든 손발은 반드시 같은 쪽이 저립니다.

 

일과성 뇌허혈 발작이 요사이 주목을 끌고 있는데, 그것은 앞으로 진짜 뇌출혈이나 뇌연화가 일어날 위험성(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현재는 간단하고도 정확한 검사방법 (컴퓨터 단층촬영장치와 생화학적 검사 등)이 발달되어 있으므로 원인을 알지 못하는 발작이 생기면 당장에 전문적 진찰을 받도록 권합니다. 예를 하나 들까요?

 

저희 병원의 외래환자로 오신 58세의 남성인데, 회사에서 회의중 오른손의 손가락이 저려서 무심결에 담배를 떨어뜨렸다고 합니다. 담배를 집으려고 했으나 마음만 앞섰지 정작 손가락은 저려서 힘도 빠지고 감각도 둔해졌대요. 담배에 손가락을 댔는데도 담배처럼 느껴지지도 않자, 이거 큰일 났다고 생각하며 일어섰더니 오른발도 저려서 발 끝에 힘이 들어가질 않아 비틀비틀했답니다.

 

허둥지둥 의무실까지 가까스로 부축을 받고 가서는 누웠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십분쯤 후에 한결 저리던 것이 가라앉더라나요. 이것이 전형적인 일과성 뇌허혈 발작입니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면 역시 뇌출혈이나 뇌연화 같은 큰 병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어요. 그러니까 일종의 위험신호인 셈입니다.

 

- 일과성 뇌허혈 발작은 시간으로 쳐서 대개 얼마쯤 발작이 계속됩니까?

 

십분 전후이지요.

 

- 말이나 의식 따위에도 동시에 변화가 나타납니까?

 

네. 혀가 꼬부라진다든가, 띵하게 가벼운 의식장애가 오거나, 오줌을 지리는 수도 간혹 있습니다. 척수장애에서 오는 저린 증세

 

- 척수에 원인이 있는 경우로는 어떤 병이 있을까요?

 

척수에 원인이 있을 때의 특징은 좌우대칭으로 저리기 쉽다는 점입니다. 좌우의 손, 좌우의발, 허리 아래전부, 목 아래 전부가 좌우대칭으로 저리게 되지요. 뇌의 경우는 한쪽이 저렸으나, 척수의 경우에는 설사 좌우의 순서나 장애의 정도에 차이는 있어도 얼마 안 가서 좌우 양편이 모두 저린 것이 보통입니다. 병으로서는 역시 척수의 혈관장애와 종양, 염증, 그리고 요사이 주목을 끄는 변형성척추증, 그리고 난치병인 다말성경화증, 스몬(SMON)병, 비타민B1, B12 결핍, 이런것들이 척수에서 오는 저린 증세의 원인이 되고 있지요.

 

척수에 원인이 있을 경우, 저린 증상은 손발의 끝쪽으로 갈수록 강한 수가 많고, 또는 어느 높이 이하는 똑같은 정도인 수도 있습니다. 또 병에 따라서는 수족의 운동 마비, 근육의 위축, 변비나 요실금(저도 모르게 오줌을 지리는 증세)이 뒤따르는 일도 있지요. 뼈의 노화나 근육의 긴장, 그리고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데에서 일어나는 저린 증세를 경완증후군이라고 부르는데, 그리 걱정할 것은 못됩니다.

 

- 변형성척추증이라는 병이 요사이 눈길을 끌고 있다는 말씀인데 어떤 병인가요?

 

이것도 예를 하나 들면서 설명할까요? 저희 병원의 외래환자로 53세의 남자가 있는데 골프를 즐기는 사람이지요. 요즘 양손이 저린데, 특히 손목을 틀면서 골프채를 휘두를 때 오른쪽 팔이 저리고, 공도 멀리나가지 않으며, 또 손잡이를 쥐어도 무슨 다른 물건을 잡은 듯한 이상한 느낌이 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악력을 검사했더니 오른손의힘이 유달리 떨어져 있어요. 그리고 지각검사를 해보았더니 오른팔에 심한 지각마비 증세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때문에 뼈와 뼈 사이가 좁아지고 그에 따라 뼈의 틈새기로 나와 있는 척수신경을 자극, 압박하게 되며 그래서 손이 저리게 되는 것입니다. 같은 일이 경골뿐 아니라 흉골이나 요골에도 일어나고 있어서 아래로 갈수록 나쁘더군요. 뼈의 끝이 새의 주둥이처럼 뾰족하게 되어 있고 뼈와 뼈 사이가 좁아졌을 뿐 아니라 거의틈이 없는 부분도 있었읍니다. 이래가지고서는 골프는 칠 수 없는 것이지요. 몸을 틀기만 해도 변형된 뼈가 척수신경에 닿아서 자극하니까 심한 통증과 저린 증상이 어깨로부터 팔, 손가락에 전해지게 되지요. 저린 증상이 전류처럼 흐르는 것입니다.

 

- 이 경우에 뼈가 노화된다는 것은 보통의 노화와 다른 것인가요?

 

아닙니다. 같은 것이지요. 우리 인간은 삼십세부터 벌써 노화하기 시작합니다. 뼈뿐만 아니라 혈관과 내장도 점점 퇴화, 변성해 가지요. 그 정도와 부위는 물론 개인차가 있는데, 특히 척추뼈에 심한 변화가 왔을 때, 이것을 척추증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사십세쯤 되면 약 이십오프로의 사람에게서 뼈의 변형을 엑스선사진으로 볼 수 있게 됩니다.

 

다시 육십세가 되면 반수 가량의 사람에게서 뼈의 변형을 볼 수 있지요. 하지만 사람은 살기 마련이라, 변형이 심하다고 해서 반드시 저린 증상이나 운동마비가 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뼈가 변형하는 정도와 저린 증상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지요.

 

- 식사와도 관련이 있습니까?

 

네. 이 변형성 척추증은 태평양전쟁 전에는 별로 주목을 끌지 못했던 병입니다. 전후에는 동양인의 식사내용이나, 노화의 속도가 구미의 선진국과 맞먹게 바뀌었지요. 그런 탓으로 척추증도 걸리기 쉽게 됐다고 생각해도 괜찮을 것입니다. 말초신경에 원인이 있는 증세

 

- 세번째, 말초신경에서 오는 저린 증세는 어떤 것입니까?

 

말초신경에 원인이 있는 경우는 부분적으로 저린 갖가지 증세가 옵니다. 이를테면 한쪽 팔만이라든가, 또 팔 전체도 아니고 안쪽만, 혹은 바깥쪽만, 손바닥, 손등, 손가락 몇 개가 저리게 되지요. 발도 매한가지입니다. 때로는 좌우가 똑같이, 마치 장갑을 끼거나 양말을 신었을 때와 같은 느낌

팔 전체가 저리며 발에도 같은 식으로 저린 증상이 옵니다. 물론 발부터 시작되는 수도 있지요.

 

- 당뇨병이 있으면 왜 저린 증세가 나타나나요?

 

당뇨병, 즉 당분의 대사장애는 반드시 동맥경화를 동반하게 됩니다. 혈관이 굳어지면서 가는 혈관을 둘러싸고 있는 지각신경도 장애를 받아 그 결과 지각이상으로서 저려 오는 것이지요. 그리고 또 하나는 당분의 대사장애가 직접 말초신경에 영향을 끼쳐 영양장애를 빚게 하고 그 때문에 저리게 되는 것입니다.

 

- 그밖의 병으로도 저린 증세가 나타나나요?

 

고혈압인 사람이 얼굴(입술)이나 손발이 저리다고 흔히 하소연하지요. 만성신장염에서 요독증으로 번진 중증신장병 환자도 저리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있읍니다. 또 약물이나 금속 중독, 악성 종양, 교원병등으로도 저리는 증세가 나타나는 수가 있어요. 약물 가운데는 지사제로 쓰였던 키노홀름, 항생물질인 클로로마이세틴, 항결핵제인 하이드라짓, 항백혈병제인 핑크리스틴 등의 양이 지나치면 중독을 일으키면서 여러 증상과 함께 저린 증상도 나타납니다.

 

납, 비소, 카드뮴, 수은 등에 중독되어도 저린 증상이 나타나지요. 도시의 자동차 매연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광화학스모그증도 옥시단트(강산화성 물질)로 인한 말초신경장애로서 장갑^5.23^양말형의 저리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 직후에 많았으나 그 후로는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병인 각기도 저린 증상이 있지요. 그런데 요사이 특히 혼자 사는 학생이나 샐러리맨 등 젊은 남성에게 각기가 나타나고 있읍니다.

 

세상이 인스턴트화돼서 식사도 손쉬운 즉석라면과 음료수로 간단히 마치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에 그런것이 아닐까 해요. 다만 이것은 원인을 알고 있으므로 비타민B1을 먹으면 당장에 낫게 돼요. 젊은 사람들이나 어린 아이들의 식사가 인스턴트화댔다는 것은 영양이 불충분하다는 것뿐 아니라, 산, 알카리, 소금 따위 전해질의 균형이 깨지고, 칼슘의 결핍으로 뼈가 약해지는 등 위험하기 짝이 없습니다. 또 하나, 중년의 여성에게 비교적 많은 수근관증후군이라는 병이 있지요.

 

가장 많은 것이 손의 가운데 세 손가락이 저린 증상입니다. 이것은 팔의 요골신경과 척골신경의 복판에 정중신경이 있는데, 이들 신경의 뿌리를 묶고 있는 띠가 무슨 원인에서인지 죄어져서 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에 특히 가운데 세 손가락이 몹시 저린 것이지요. 류머티즘이 원인의 하나로 꼽히고 있는데, 한밤중에 자고 있을 때 손가락이 저려서 그로 인해 잠을 깨곤 합니다. 서둘러 손을 흔들면 피가 통해서 일시적으로 낫게 되지요. 끝으로 말초순환 장애에 따라 저린 경우가 있어요.

 

말초의 혈관(모세혈관 등)은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아서 확장, 수축이 자연히 조절되고 있습니다. 그 수축, 확장이 잘되지 않는 경우(일종의 자율신경 실조로서 혈관 운동신경 장애라고 함)에도 저리게 됩니다. 이를테면 레이노병이나 진동병-전동식 톱, 구멍 뚫는 공구, 착암기 등을 장기간 쓰면 생기는 직업병-편집자주), 지단홍통증 등의 경우가 그래요. 레이노병에서는 예를 들면 아침에 세수하려고 냉수에 손을 넣으면 당장에 손가락끝이 새파랗게 질리면서 저려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냉수로 말초혈관이 수축한 채로 좀처럼 확장되지 못하기 때문에 말초신경의 혈행장애로 저리게 되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수축과 확장의 균형이 잡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우선 근원이 되는 병을 고쳐야

 

- 저린 데에도 갖가지 원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마는 치료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요?

 

또 환자가 스스로 조심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우선, 저린 증상의 원인이 되고 있는 원인질환이 무엇인가를 아는 일입니다. 이를테면 뇌의 혈관장애가 있는지, 혹은 당뇨병이 있는지 어떤지를 전문의에게 자세히 검사받도록 하십시오. 만일 원인이 되는 병이 있을 때는 그 병을 고치면 저리던 것도 낫기 마련이지요.

 

또 각각의 원인에 따라서 저리는 증상을 고치는 약을 고를 수 있으므로 약은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쓰십시오. 경우에 따라서는 리허빌리테이션(재활)훈련이 필요한 병도 있읍니다. 경부척추증이라면 턱걸이식의 견인요법이나, 목뼈의 추골 사이를 벌리기 위한 기구를 써서 척수신경에 대한 뼈마디의 자극을 완화시키는 치료법이 있지요.

 

환자 자신이 주의해야 할 사항은 원인질환에 대한 지식을 몸에 익혀서 결코 무리한 운동을 하지 말것, 과로를 피하고 식사를 적당히 할것, 수면을 충분히 취할 것, 갑자기 한기를 쐬지 말것, 마사지나 가벼운 운동은 병세에 맞추어서 적당히 할 것 등입니다. 술이나 담배는 좋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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