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토중래(捲土重來)에 앞서

 

사람은 누구나 실패하기 마련이다. 다만 사람에 따라 실패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다르다. 어떤 사람은 실패를 아무렇지 않게 여기며 다시 도전하여 성공에 이른다. 어떤 사람은 실패의 두려움에 갇혀 벗어나지 못하고 실패한 인생으로 살아간다. 실패는 창피한 것이 아니다. 모든 성공 뒤에는 실패가 있었다. 실패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실패하고 나서 어떻게 처신하느냐가 관건이다. 실패를 거울 삼아 두 번 다시 같은 실패를 하지 않겠다고 독하게 마음먹고 노력하면 성공을 다가갈 수 있다. 오늘 알아볼 권토중래(捲土重來)의 의미이다.

 

권토중래(捲土重來) 뜻

▶ 거둘 권, 흙 토, 거듭할 중, 올 래

 

'흙 먼지를 날리며 다시 돌아오다'라는 뜻으로 한번 싸움에 패하였다가 다시 힘을 길러 쳐들어오는 일, 또는 어떤 일에 실패한 뒤 다시 힘을 쌓아 그 일에 재차 착수하는 일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다.

 

 

권토중래(捲土重來) 유래

 

 당나라 말기의 대표적인 시인 두목의 칠언절구 <제오강정>에서 유래되었다. 초나라 항우가 한나라 유방과 벌인 해하 전투에서 패하고 말았다. 한신은 항우를 잡기 위해 구리산 곳곳에 병사들을 매복시키는 등 혈안이 되었다. 항우는 그물처럼 얽힌 매복을 뚫고 혼자 무사히 탈출하였다. 하지만 앞에는 오강이 흐르고 있어 강을 건너야만 했다. 마침 오강에 정장이 배를 강 언덕에 대고 기다리다가 항우에게 말했다.

 

"강동이 비록 작으나 땅이 사방 천 리이며, 백성들의 수가 수십만에 이르러 족히 왕이 되실 만한 곳입니다. 대왕께서는 빨리 건너십시오. 지금은 저에게만 배가 있어 한나라 군사가 온다 해도 강을 건널 수 없습니다. " 그러자 항우가 웃으며 말했다.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하려는데 강은 건너서 무얼 하겠나. 내가 강동의 젊은이 8천 명과 함께 강을 건너 서쪽으로 갔으나, 지금은 한 사람도 돌아오지 못했다. 설령 강동의 부모 형제들이 불쌍히 여겨 왕으로 삼는다고 한들 무슨 면목으로 대하겠는가. 그들이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해도 양심에 부끄럽지 않겠나." 항우는 용맹스럽게 싸우다가 자결하였다.

 

항우가 죽은지 천년이 지난 어느 날, 당나라 시인 두목은 오강의 객사에서 항우를 추모하는 시를 남겼다. 강동의 부모 형제에 대한 부끄러움을 참고 힘을 일으키면 충분히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저버리고 자결한 항우를 애석해하는 시 <제오강정>이다. "

 

"승패란 병가에서 기약할 수 없는 일이니, 부끄러움을 안고 참을 줄 아는 것이 사나이라네. 강동의 젊은이 중에는 준재가 많으니, 흙먼지 일으키며 다시 쳐들어왔다면 어찌 되었을까(勝敗兵家事不期 包羞忍恥是男兒 江東子弟多才俊 捲土重來未可知)"라고 읊으며 아쉬워하였다.

 

<제오강정>은 항우에 대해 쓴 시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시이다. 비록 항우가 권토중래(捲土重來) 할 기회를 스스로 저버렸지만, 만일 정장의 말을 따랐다면 중국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인간의 일이란 알 수가 없다. 항우의 선택 역시 운명이자 중국의 역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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