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 이상신호

 

▶ '나른하다' 당뇨병 경우

 

건강 이상 신호 중 몸이 '나른하다'의 경우 앞서 알아본 것 처럼 '빈혈일 경우', '당뇨병일 경우', '신장병일 경우' 등이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당뇨병일 경우에 대해 알아보겠다. 

 

 

▶ 목이 마르고 나른하며 쉽게 지친다.

 

- 당뇨병은 중년 이상의 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듯싶은데, 요즘에는 젊은 사람에게서도 흔히 볼 수 있다지요? 분명히, 당뇨병만이 아니라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등의 성인병이 요즘 점점 젊은이들 사이에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 성인병에 걸릴 연령이 아니라고 안심하고 있을 수 없게 된 셈이군요. 그런 경우 직장등에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그래도 낫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이 주의해야 할 당뇨병의 자각 증상이라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당뇨병이라고 한마디로 말하지만 거기에는 갖가지 병태가 포함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같은 당뇨병이라고 해도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자각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가벼운 당뇨병의 경우에는 오히려 자각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검진을 해보지 않으면 찾아낼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전형적인 당뇨병으로서 혈액 속의 당분, 즉 혈당치가 대단히 높아진 경우에는 뚜렷한 자각증상이 몇 가지 나타납니다. 그 하나가 나른하다, 쉽게 지친다는 것이지요. 이것이 전형적인 증상이라 생각해 좋습니다. 그 밖에도 잘 아시다시피 갈증을 느끼게 되지요. 그리고 그 때문에 물을 줄곧 마시고 소변의 양도 늡니다. 또 수족이 저리고, 시력이 떨어지며, 몸이 여위고 식욕이 이상할이만큼 좋아지는 따위가 전형적인 자각증상입니다. 저희 대학 부속병원에서, 외래환자 가운데 검진 결과 당뇨병으로 판명된 사람들에게 어떤 자각증상이 있었느냐고 조사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나른하고 지치기 쉽다"고 대답한 사람이 70%나 되었지요.나른하다든가 피로하기 쉽다는 것은 누구든지 경험해 본 증상이지요. 그렇다면 나른하고 지치기 쉽다면 모두 당뇨병이냐 하면 그것은 아니지요. 자기 나름대로 원인을 짐작할 수 있는 나른함과 피로가 있지 않습니까? 밤샘을 했다든지, 너무 일을 많이 했다든지 말입니다. 그래서 피로를 느꼈다면 그건 당연한 일이 아닙니까? 그러한 특정한 원인이 없이, 몇 해 동안 체중이 불어 왔는데, 요즘 갑자기 야위고 있으며 동시에 목이 무척 마르고 계속 물을 마신다면, 그러면서 또 나른하고 지치기 쉽다면 당뇨병의 자각증상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목이 마르다는 것은 어느 정도의 갈증을 말합니까? 그 정도도 갖가지입니다. 쉴 사이 없이 물을 들이켜는 환자에게 물어도 "아뇨, 갈증을 느끼진 않습니다" 하고 대답해요. 끊임없이 물을 마시고 있으니까 별로 갈증을 느끼지 않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의 갈증이란 그저 목이 마르다는 것과는 좀 달라요. 물을 마시고 싶어 미칠 지경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운동을 한 뒤의 목마름 정도의 가벼운 자각증상도 있기는 합니다.

 

- 그렇다면 실제로는 어지간히 물을 마시고 있는 셈이군요. 그렇습니다. 우리가 보통 매일 마시는 물의 양보다, 아마도 2배, 3배, 또는 그 이상이 될겁니다. 이를테면 입원중인 당뇨병환자가 매일 얼마만큼의 소변을 배설하는지 조사했더니 2--3리터라는 대단힌 양이더군요.

 

- 그래서 더욱더 나른하고 지치는 것이겠지요. 그렇지요. 왜 목이 마르고 오줌의 양이 무척 늘어나느냐 하면, 혈액 속의 포도당 농도가 짙으면 짙을수록 오줌에 섞여 나오는 당분도 많아집니다. 그 당분이 수분도 함께 빼내 가는 것이지요. 그래서 몸의 조직, 세포가 탈수현상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러니까 수분을 요구하게 되고 실제로 물을 섭취하게 되지요. 그렇게 법석을 떨다 보니 나른하고 지치기 쉬운 것이지요. "나른하고 지친다," "갈증이난다," "물을 자주 들이킨다," 이 3가지현상이 갖추어져 있으면 우선 당뇨병이 아닐까 의심을 품는 것이 상식입니다.

 

- 그 밖의 증상은 어떤 식으로 나타납니까? 당뇨병도 특히 어른에게 있어서는 진행이 상당히 완만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한 환자의 경우에는 앞서 말한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에 수족이 저리다든가 신경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서 당뇨병이 발견되는 수도 있지요. 혹은 어쩐지 시력이 떨어진 것 같다고 해서 안과에서 검진을 받다가 아무래도 당뇨병인 것 같다고 내과로 보내는 경우도 있지요. 증상이 웬만큼 진행되면 몸이 여위게 됩니다. 이것은 오줌을 통해 당분이 많이 빠져 나가기 때문에 몸안에 저장돼 있던 영양분이 자꾸 없어지고, 그 결과 체중이 주는 탓입니다. 그것을 보충하기 위해 많이 먹는 것인데 먹어도 야위고 갈증이 나며, 나른하고 피곤합니다. 이쯤 되면 전형적인 당뇨병이라고 진단을 내리게 되지요. 이 정도 되면 어지간히 진행된 상태입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속수무책으로 있었다면 치료의 시기를 놓친 셈이 되므로, 역시 자각증상이 없을 적에 발견하는 것이 좋겠지요.

 

- 여러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검진을 받아야 한다는 말씀이로군요. 당분이 나온다고 모두 당뇨병은 아니다.

 

- 당뇨병이란 글자 그대로 오줌에 당분이 섞여 나오는 병이라고 알면 되겠습니까? 분명히 당뇨병인 사람은 오줌에 당분이 섞여 나옵니다. 그러나 거꾸로 오줌에 당분이 섞여 나온다고 바로 당뇨병이라고 할 수는 없어요. 당뇨병이라는 병의 원인은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의 분비 이상, 혹은 작용의 이상에 있는 셈이지요. 좀더 설명할까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은 췌장이라는 장기에서 분비되고 있습니다. 췌장은 위의 뒤쪽에 등에 붙은 것 같은 상태로 있는데, 거기에서 분비된 인슐린은 간장을 거쳐서 온몸 구석구석까지 돌고 있지요. 혈액안에 포도당이 포함돼 있는데, 이 포도당이 근육이나 지방, 혹은 다른 장기조직에서 원활히 이용되기 위해서는 이 호르몬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당뇨병의 경우에는 체질적으로 인슐린의 분비에 이상이 있다는 것이지요. 분비하는 방법이 나쁘고, 혹은 분비의 절대량이 적기 때문에 포도당의 이용이 잘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말한다면, 자동차는 가솔린을 써서 움직이지요. 포도앙을 가솔린이라고 친다면 그 가솔린을 원활하게 연소시키는 점화오일의 구실을 하는 것이 인슐린인 셈입니다.

 

- 그 소중한 점화오일인 인슐린이 모자라기 때문에 몸이 포도당을 잘 이용하지 못하고 당분이 오줌으로 나가 버린다는 이야기군요. 그렇습니다.

 

- 거꾸로 오줌에 당분이 섞여 나왔다고 해서 반드시 당뇨병은 아니라고 아까 말씀하셨는데... 바로 그렇습니다. 그저 오줌에 당분이 섞여 나왔다고 해서 반드시 당뇨병인 것은 아닙니다. 어째서 그런지 설명할까요? 우리가 식사를 하면 장관에서 포도당이 흡수됩니다. 혹은 간장에 저축돼 있던 글리코겐에서 포도당이 나옵니다. 그것이 혈액 안의 포도당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고 있는 셈이지요. 정상적인 사람은 혈액 안의 포도당농도가 1데시리터 가운데 160--170미리그람(1미리그람=1000분의 1그람)에 이르지 않으면 오줌에 당분이 섞여 나오지 않지요. 그런데, 당뇨병도 아니면서 오줌에 당분이 나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것은 어떻게 된 일이냐 하면, 당분 배설의 문턱이라는 것이 있지요. 이 문턱이 앞서 말한 160--170미리그람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당분이 배설되는 것입니다. 문턱이 낮은 경우도 여러 가지인데, 배가 고픈 상태일 때의 혈액 중 포도당의 농도가 그 이하라고 당뇨가 나오는 수가 있고 문턱이 원래 낮은 사람도 드물긴 하지만 있어요.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 오줌은 만드는 장기인 신장(콩팥)에 병이 있는 것이 아니냐고 보는 사람들도 있는 듯싶은데, 결코 신장의 병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원인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당분 배설의 문턱이 낮게 돼 있는 것이지요.

 

- 중년인 사람으로서 오줌에 당분이 나와도 당뇨병이 아닌 경우는 어느 정도 일을까요? 당뇨병이 아닌데도 당분이 나가 버린다는 가성신성당뇨는 우리가 조사했던 40세 이상의 성인의 경우 30퍼센트 정도가 되더군요. 그러니까 당분이 나왔다고 해서 당장 당뇨병과 결부시켜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요.

 

당뇨병에 걸리기 쉬운 7가지 조건

 

- 당뇨병에 걸리기 쉬운 체질이 있는지요? 체질은 어떻든지간에, 분명히 당뇨병에 걸리기 쉬운 조건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 조건이란 무엇이냐? 7개의 체크항목표가 있습니다. 이 표로 체점을 해보아서 6점 이상이 되면 당뇨병 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내용

점수 

가족에게 당뇨병이 있다

3

20대 전반보다 체중이 늘었다

2

가족에게 비만, 심장병(협심증 등)이 있다

1

설탕이나 지방분을 즐겨 먹는다

1

자동차만 타고 다닌다(운동부족)

1

술을 잘 마신다

1

스트레스가 많다(성급하고 속을 태운다)

1

* 6점 이상이면 당뇨병을 피하기 어렵다

* 3점 이하라면 우선은 안심

 

우선 체질이라고 하니까 말씀인데, 가족 중에 당뇨병이 있는지 없는지, 친척 가운데 당뇨병이 있느냐 없느냐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뚱뚱한가의 여부도 문제가 되지요. 비만은 당뇨병과 깊은 관계가 있어요. 체중이 20대 전반에 비해서 2할 이상이나 불어난 중년의 사람은 당뇨병에 걸리기 쉬운 조건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십시오.

 

이 밖에 당뇨병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병이 몇몇 있습니다. 뇌일혈, 심장병, 그중에도 협심증 따위입니다. 가족에게 이런 병이 있으면 주의해야지요.

 

식생활에 있어서는 단 것이나 기름진 것을 즐겨 먹고 편식경향이 있는 사람은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요즘은 운동부족시대라고 하는데, 자동차가 발을 대신하고 있는 생활을 하는 사람도 당뇨병에 걸리기 쉬운 조건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지요.

 

다음으로 알콜인데 이것은 당뇨병에 결코 좋은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알콜도 많이 들면 때때로 비만으로 이어지니까요. 그리고 현재는 소위 스트레스시대하고 하는데, 사회생활을 하는 가운데 정신적인 피로도가 대단히 높다는 사실도 호르몬에 대한 영향 등을 생각하면 역시 당뇨병에 걸리기 쉬운 조건의 하나가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 치료의 기본은 올바른 식사와 운동

 

- 당뇨병에 걸리기 쉬운 조건이 갖추어져 있는 사람은 역시 미리 검진을 받아 두는 것이 좋겠군요. 그렇지요. 그런 경우, 당분이 소변으로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를 보는 소변검사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또 무슨 검사가 필요하냐하면 포도당 부하시험입니다. 지금은 웬만큼 보편화된 검사의 하나지요. 소변에 당분이 나왔을 경우, 요당이 틀림없이 당뇨병과 이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아까 말씀드렸던 신성당뇨로서 해롭지 않은 것인지의 판별도 이 시험으로 할 수 있습니다.

 

이 시험은 포도당을 마시고 30분, 60분, 90분, 120분 후에 혈액 안의 당분(혈당)의 변화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정상적인 사람은 혈액 안의 포도당 농도가 처음에는 높아지지만 곧 포도당의 이용이 원활하게 되어 가지요. 인슐린이 잘 분비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정상적인 범위 안에서 혈액 안의 당분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슐린이 모자라거나, 작용이 무척 약한 사람의 경우, 배가 고픈 상태에선 혈당이 조금씩 높아집니다.

 

거기에 포도당을 마시게 되면 혈액 속의 당분 농도가 더욱더 높아지지요. 그리고는 당뇨병역을 만족시키는 상태로 차차 옮겨 가는 셈입니다. 양자의 중간으로서 어느 쪽이라고도 판정하기 힘든 경계형(IGT)도 있어요. 이런 경우에는 조금 시간을 잡아 다시 한번 검사해 보며 경과를 관찰하는 게 보통이지요. 신성당뇨의 경우, 혈액 속 당분의 움직임은 아주 정상입니다.

 

포도당을 마시기 전에 소변검사를 하면 당분이 나오지 않으나 포도당을 마신 지 꼭2시간 만에 그동안 괴었던 소변을 검사해 보면 당분이 나오지요. 당분이 나왔다고 깜짝 놀라기 마련이지만 혈당은 전혀 정상입니다. 이것은 신성당뇨로서 무해하다 할 수 있어요. 물론 이런 사람도 앞서의 7개 조건에 해당되는 것이 있다면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좋지요.

 

- 설혹 그러한 검사 결과, 당뇨병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하더라도 올바른 치료법을 계속 쓴다면 낫게 되겠지요? 물론입니다. 당뇨병의 치료는 평소에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과 꼭 같아요. 즉 올바른 식생활과 적당한 운동을 명심해야 합니다. 동양사람들은 약을 대단히 좋아해서 병이라고 하면 무턱대고 약을 들려고 합니다. 그러나 당뇨병의 경우, 약은 어디까지나 보조수단이라는 점을 알고 올바른 치료법을 실천에 옮기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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