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테온(로마 신전)

 

▶판테온(라틴어: Pantheon)

 

그리스어 ‘판테이온(Πάνθειον)’에서 유래한 말로, “모든 신을 위한 신전”이라는 뜻이다. 고대 로마의 신들에게 바치는 신전으로 사용하려고 지은 로마의 건축물로, 하드리아누스 황제 때인 서기 125년경에 재건되었다. 모든 고대 로마 건축물 가운데 가장 보존이 잘 되어 있고, 전 세계를 통틀어 당대 건물 가운데서도 가장 보존 상태가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역사적으로 판테온은 쭉 사용되어 왔다. 현존하는 건물의 설계는 트라야누스 황제의 건축가인 다마스쿠스의 아폴로도루스가 했다는 견해도 있으나, 이 건물 자체와 건물의 설계는 하드리아누스 황제나 그의 건축가들이 공로했을 가능성이 크다.

 

7세기 이후부터는 로마 가톨릭교회의 성당으로 사용되고 있다. 판테온은 현재 로마에서 존재하는 가장 오래된 돔 구조이다. 바닥에서 원형 구멍까지의 높이와 돔 내부 원의 지름은 43.3m로 같다.

 

일단 판테온 안에 들어서면, 속세로부터 갑자기 격리된 듯한 느낌이 든다. 골목길과 광장에서 들리던 소음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폭풍우 지난 후의 바다와 같은 잔잔한 분위기에 휩싸이게 된다.

 

판테온의 내부는 거대한 빈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흙을 이겨서 그릇을 만드는 경우, 그릇으로서의 쓰임새는 그릇 가운데를 비움으로써 생긴다(挻埴以爲器 當其無 有器之用)’라는 노자의 말을 음미하게 한다.

 

고대 이집트나 수메리아, 크레타와 미케네, 그리고 에트루리아와 그리스 등 로마보다 시대적으로 앞선 문명권에서는 판테온처럼 ‘비어 있는 내부 공간’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이런 ‘비어 있는 공간’ 안에서는 눈앞의 공간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등 뒤의 공간도 느껴진다.

 

 

▶천체와 우주의 상징

 

간결하면서도 품위 있는 외형을 지닌 판테온은 신전 건축이란 면에서 보면 매우 파격적이다. 그 형태는 입구의 삼각지붕이 있는 부분과 내부의 원통형 공간으로 나눌 수 있다. 신전의 입구를 신상 안치소(naos) 앞(pro)에 있다고 하여 그리스어로 프로나오스(pronaos)라고 한다. 판테온의 프로나오스는 16개의 거대한 이집트 산 화강암 통돌 기둥들이 지붕을 받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신전 건축에서 프로나오스 안쪽에는 기둥이 없는 것이 원칙이지만, 판테온에서는 이런 원칙이 무시되어 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신상 안치소는 사제만 들어갈 수 있는 좁은 공간인 데 반해, 판테온에서는 넓은 내부 공간 그 자체가 신상 안치소였으며, 사제뿐 아니라 누구나 안에 들어가 종교의식을 할 수 있었다.

 

고대인들은 이러한 수의 조화나 기본도형과 기본고형체에 신성한 의미를 부여했다. 정삼각형, 정사각형, 정육면체, 원통형, 피라미드와 원뿔형 등과 같은 도형이나 고형체는 모두 하나의 구형 속에 담을 수 있는데 이것은 우주의 형상이며 천체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 신전 건축의 원전

 

608년 동로마제국 황제 포카스가 판테온을 교황 보니파치우스 4세에게 기증한 이후, 로마 최고의 범신전은 ‘순교자들의 성모 마리아 성당(Santa Maria dei Martiri)’으로 변모되었다. 기독교의 입장에서 보면 이교도의 신전에서 기독교 성전으로 바뀐 것이다. 그 덕택에 판테온은 다른 고대 로마의 건축물과는 달리 ‘채석장’으로 전락하지 않고, 지금까지 그나마 제대로 잘 보존되어 내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테온도 ‘수난’을 당한 적이 있다.

 

1624년 교황 우르바노 8세는 25세의 젊은 예술가 베르니니(1598~1680)에게 베드로 대성당 안에 있는 베드로의 묘소를 덮는 거대한 제단을 제작하기 위해 판테온에 있던 청동 구조물과 청동 장식물들을 모조리 뜯어오도록 했다. 우르바노 8세는 바르베리니(Barberini) 가문 출신인데, 당시 로마 시민들은 “바르바리(야만인)도 하지 않는 짓을 바르베리니가 했다(Quod non fecerunt barbari, fecerunt Barberini)”라고 빈정댔다. 다행스럽게도 판테온 입구의 거대한 청동문은 지금도 2000년 전의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 세계 각지의 판테온

 

▶ 이집트의 판테온

 

이집트의 주요 신은 아홉 명이다. 라는 신들의 지배자이자 태양신으로, 물의 심연에서 나와 세상을 창조했다. 공기의 신 슈와 습기의 여신 테프누트가 라의 자녀이다. 슈와 테프누트는 대지의 신 게브와 그의 아내인 하늘의 여신 누트를 낳고, 게브와 누트는 오시리스와 이시스를 낳았다.

 

오시리스와 이시스도 부부이다. 역시 게브와 누트의 자녀인 세트와 네프티스도 부부이다. 오시리스는 죽은 자들의 신이다. 이시스는 지혜와 미의 여신이다.

 

세트는 사망의 사악한 신이고 네프티스는 황혼의 여신이다. 오시리스와 이시스는 호루스의 부모이자 파라오둘의 수호신이다. 이집트에는 이 아홉 신 외에도 다음과 같은 신들이있다.

 

◇ 바스트 : 고양이 여신으로, 사랑과 '여성적인' 것들의 수호신.

◇ 하토르 : 복수의 여신. 라의 '눈'.

◇ 마트 : 정의의 여신

◇ 에르누테트 : 아기를 출산하는 여자들의 수호신

 

 

▶ 하와이의 판테온

 

하와이족, 타히티족, 마오리족을 비롯한 폴리네시아인들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힘을 '아오(Ao, 남성적 힘, 낯, 하늘)'와 포(Po,여성적 원리, 밤, 땅)'로 나눈다. 아오 신은 쿠인데, 쿠는 '곧추선다 '는 뜻으로 태양과 남근을 암시한다.

 

포 여신은 히나이다. 이 이름은 '아래로 기운다'는 뜻을 가지 고 있으며 지는 해를 암시한다. 따라서 쿠에게 기도하는 사람들은 동쪽을 바라보고, 히나에게 기 도하는 사람들은 서쪽을 바라본다고 한다. 쿠는 농업의 신인데, 풍어를 기원하는 어부들도 쿠에게 복을 빈다. 히나는 지하 세계의 여왕이자 여성들의 수호신이다. 쿠와 히나는 다른 신들을 낳은 최초의 부모이다.

 

◇ 펠레는 화산의 여신이다.

◇ 카날로아는 오징어 형상을 한 바다의 신이다. 나그네들과 병자들은 카날로아에게 축복을 빈다.

◇ 마우이는 카날로아의 아들로, 협잡꾼이다.

◇ 르노는 농업을 주관하는 여신이다.

 

▶ 아즈텍의 판테온

 

◇ 온테오틀 : 모든 신들 위에 군림하는 최고신.

◇ 틀랄록 : 비의 신, 산꼭대기에 사는 비의 정령들 틀랄로크들의 지도자.

◇ 에카틀 : 바람의 신, 아즈텍의 영웅신인 깃털 달린 뱀 퀘찰코아틀의 화신

◇ 지페 토텍 : 샘물의 신. ◇ 조치필리 : 꽃의 신.

◇ 틀라츠오테오틀 : 성욕의 여신. 묘하게도 사람들은 이 여신에게 죄를 고백한다.

◇ 후이치포크틀리 : 태양신. 전쟁중인 아즈텍 사람들의 수호신 역할도 한다.

 

▶ 아즈텍의 하위 신들

 

◇ 신들의 어머니 테테오이난, '뱀 치마를 입고 있는 여자'코아틀리큐, '뱀여자'시후아코아틀, '흑요 석 나비' 이츠파팔로틀 등은 모두 생식과 출산의 여신이다.

◇ 후에후에테오틀 : 불의 신

◇ 센테오틀 : 옥수수의 신.

◇ 오케토치틀리 : 취기의 신

◇ '비취 치마를 입고 있는 여자' 찰지우틸리큐는 신선한 물의 여신이고, 이 여신의 동생인 후익 스토치후아틀은 소금물과 바다의 여신이다.

■ 판테온과 속세의 두 신

 

올림포스 12신에 대해 앞선 포스팅에서 알아보았다. 다시 한번 말하면 올림포스 12신은 제우스, 헤라,  포세이돈, 하데스, 아프로디테, 헤르미스, 아폴론, 아르테미스, 아레스, 헤스티아, 아테나, 헤파이토스다. 그리스 신화에는 수많은 남신과 여신들이 등장하지만, 주연급에 해당하는 신은 그리스의 올림포 스 산 꼭대기에 살았다고 전해지는 12신과 속세의 두 신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판테온과 속세의 두 신 데메테르와 디오니소스에 대해 알아보겠다.

 

* 판테온 :'모두'를 뜻하는 그리스어 판(pan)과 '신'을 뜻하는 (theon)이 합성되어 만들어 진 말이다. 따라서 판테온은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총망라하는 신들의 집합체를 말한다.

 

 

▶ 속세의 두 신

 

- 데메테르(케레스)

 

이 이름은 '보리 어머니' 라는 뜻이다. 데메테르는 농업의 여신이다. 곡물(cereal)이라는 말은 그 녀의 라틴어 이름인 케레스(Ceres)에서 유래한다. 현대 스페인어에서 '맥주'를 뜻하는 세르베자 (cerveza)도 마찬가지이다. 씨앗을 자라게 하는 신도 바로 데메테르이다.

 

▶ 디오니소스(바쿠스)

 

그의 이름은 '불완전한 신'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디오니소스는 포도나무, 포도열매, 포도주 의 신이자 연극의 신이다. 엘레우시스에 있는 그의 사원은 엘레우시스 신비 의식(Eleusinian Mysteries)이 거행되는 장소였다, 오늘날에도 왁자지껄한 술잔치를 '바카날리아'라고 부르는데, 이 는 고대 로마 사람들이 디오니소스를 기리기 위해 열었던 축제 (바쿠스제)를 상기시킨다.

 

남자 이름으로 흔히 쓰이는 데니스의 어원도 디오니소스이다. 주요 신들의 명단에 데메테르와 디오니소스가 포함된다는 사실은 그리스인들의 생활 방식과 관 련지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빵과 포도주는 그리스인들과 로마인

 

들의 식생활에서 빼놓을수 없는 식품이다. 신화에 보면 어떤 사람이 '회석되지 않은' 포도주를 마셔 취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스인이나 로마인들 은 가정에서 포도주를 마실 때 알콜 함량을 낮추기 위해 흔히 포도주를 물로 회석시켰다. 프랑스 와 스페인에서는 오늘도 이 방식을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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