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상식 정신건강과 관련된 Q&A 10가지

 

1. 정신과는 정신병이 있는 사람만 가는 곳인가?

 

정신과는 감정, 사고, 인식, 수면, 식욕문제 등 뇌의 고등 정신기능과 인간의 내면적 심리 문제를 다루는 과로서 불면증, 폭식 및 거식증, 불안증, 우울증, 대인관계의 어려움, 기억력 문제 등 다양한 고민해결을 위해 찾는 경우가 많다. 단지 정신병 때문에 정신과에 내원하는 경우는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2. 소아 청소년기에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 어른이 된 후 직업선택, 군대, 보험가입 등에 제약이 따르나?

 

어렸을 적(혹은 청소년기에) 정신과 진료나 그로 인한 약물치료를 받았다고 해서, 후에 직업선택, 군입대 등에 영향이 따르는 것은 아니다. 병원 및 건강보험공단에서는 개인의 치료와 관련된 정보를 5~10년간 보관하며, 국가기관은 물론 자신을 제외한 타인의 경우 법률에 의해서만 열람이 가능하다. 보험가입 부분도 치료 후 5년이 경과하면 문제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이미 가입한 보험에는 영향을 주지 못한다.

 

3. 소아 청소년기의 문제는 부모가 노력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질까?

 

소아 청소년기에 시작된 문제는(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우울증, 비행 등) 성인이 되어서까지 정서적,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정신과적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주는 것도 아니며, 아이의 증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부모의 노력만으로도 좋아지지 않는다. 오히려 상태가 악화되거나 다른 문제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 또는 양육에 대한 상담 및 교육을 통해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4. 정신과 약을 먹으면 멍해지고 머리가 나빠질까?

 

신과 약을 복용한다고 해서 머리가 나빠지거나 치매가 걸리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정신과적 문제가 지속되면 뇌기능 저하가 뒤따를 수 있다. 대부분의 약물은 뇌 기능을 향상시키고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과거에 사용되던 약물 중에는 고용량 복용시 부작용으로 인해 멍해 보이는 경우도 있었으나, 이러한 증상도 약물을 중지하면 대부분 호전된다.

 

5. 우울증 약은 임시방편적인 치료인가?

 

우울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 등에서 사용하는 약은 뇌에서 감정이나 주의집중력을 관장하는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함으로써 장기적으로 뇌의 신경망 발달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약을 먹을 때에만 효과가 있다고 보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뇌 기능을 치료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6. 약을 한번 복용하기 시작하면, 중독성 때문에 평생 먹어야 한다는데?

 

의존성이 있는 약물은 정신과에서 사용하는 약물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항우울제나 소아청소년에 사용하는 약물은 의존성이 없다. 약물치료는 급성기 치료와 유지치료로 이루어져 있다. 유지치료 이후에는 계획에 따라 감량 또는 중지 등이 의사의 지시대로 이루어진다. 수수면제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오래 사용할 경우 내성이 생겨서 그 효과가 줄어들 수는 있지만 중독되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수면제를 사용하다 중단하면 잠을 못 자는 것은 중독이 아닌, 대부분 처음에 수면제를 복용하게 된 이유였던 불면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시력저하로 안경을 쓰다가 벗었을 때 사물이 뚜렷이 보이지 않는 것이나, 고혈압 치료제를 장기간 복용하다가 중단했을 때 혈압이 다시 올라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7. 불면증에 술을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될까?

 

술은 어느 정도 수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우리가 마신 술은 계속해서 술 상태로 있는 게 아니라 간에서 알콜과 알콜의 대사산물인 아세트 알데하이드로 분해되며, 이는 오히려 수면을 방해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술술을 마신 후 빨리 잠을 청하더라도 수면 도중 자주 혹은 일찍 깨는 등 숙면이 어려울 수 있으며, 음주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체한 뒤라도 수면에 방해를 받기는 마찬가지다. 또한 과음은 우리 몸에 절대 좋을 리가 없으므로, 불면증에 있다고 하여 술에 의지하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

 

8. 자살은 갑작스럽게 일어나는데, 예방이 가능한가?

 

이는 매우 잘못된 상식이다. 대부분의 자살시도자는 자살에 대한 생각이나 자신의 감정 상태를 경고사인을 통해 주변 사람에게 전한다. 이러한 경고사인에는 직접적인 자살 언급, 식욕감퇴나 증가, 불면증 등이 있으며 심한 감정의 기복이나 평소와는 다른 행동 등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자자살에 대한 솔직한 대화는 오히려 자살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본인이 거부하더라도 부드럽게 잘 설득하여 전문적인 정신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면 충분히 자살을 예방할 수 있다.

 

9. 우울증은 마음이 약해서 생긴 병인가?

 

우울증은 누구나 걸릴 수 있다. 링컨, 처칠과 같은 위인들도 인생의 어느 시기에 우울증을 경험한 적이 있다. 우울증을 극복한 분들 중에는 우울증이 없었다면 좋았겠지만 우울증을 통해 좀 더 성숙해지고 인생의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고 말하기도 한다. 우울증은 치료되기 쉬운 질환이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10. 치매는 불치병인가?

 

치매를 의심하는 분들 중에는 건망증 수준이거나 우울증, 불안장애인 경우일 때가 많다. 우울증에 걸리면 걱정이 많아지고 집중력이 감소하는 등의 증상으로 인해 치매를 의심할 수 있다. 따라서 정신과에 내원하여 기억력과 일상생활능력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설사 치매라 해도 5~10%는 원인에 따라 완치가 가능하며 대표적인 치매인 알츠하이머병이라도 인지기능개선제 등 약물치료를 통해 치매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잘못된 건강상식 임신과 출산

 

불임은 대부분 여자의 책임이다.

 

남자의 불임검사는 여자보다 훨씬 간단해서 정액검사만으로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남편과 아내의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검사하는 것이 불임을 밝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불임의 원인은 부부 모두에게 혹은 한 사람에게만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한사람에게만 원인이 있다 해도 불임치료는 반드시 부부를 한 단위로 묶어 진단 및 치료를 하게 되므로 남편과 아내 모두 한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여의사인 탓인지는 몰라도 완강하게 불임검사를 거부하는 남편들일수록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음을 의심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불임은 남자가 원인인 경우가 40-50%이고 여자는 50-60%로 대개 반반이다.

 

여성은 배란과 임신을 책임지는 기관이 다양하기 때문에 불임검사도 복잡하다. 반면에 남자들은 훨씬 간단해서 정액검사로 불임검사의 대부분을 해결해 버릴 수도 있는데 이 검사를 아예 기피해 버리는 남편들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결혼한 지 7년이 지나도 임신이 되지 않아 장기간 볼임 검사를 받았던 여자분이 있었다. 검사에 이상이 없어 남편에게 검사를 권유하였으나 혼전에 다른 여자와 관계를 가져 임신한 사실이 있었다며 완강히 거부하였다. 여자분이 불임의 책임을 혼자 떠맡은 것은 물론, 씨앗보기를 원하는 시어머니의 요구때문에 남편이 외도를 해도 어쩔 수가 없었다.

 

심지어 불임을 빌미로 구타당하는 일도 많아서 결국 이혼하였다. 3년이 지나서 다시 찾아 왔는데 재혼한지 4개월만에 임신이 되었다 한다. 지금 행복한 마음으로 산전관리를 받고 있으나, 한구석에 고통스런 기억으로 남아있는 과거로 인해 소름끼쳐 하는 것을 보면서 같은 여성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고통스러웠다. 불임은 부부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상황이다. 서로 사랑을 통한 격려만이 이를 극복하는 용기와 힘을 준다.

 

출산은 수태된 날로부터 꼭 10달이 걸린다.

 

 

임신기간을 계산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일반인들이 계산하는 수태기간과 실제기간 사이에는 어느만큼 차이가 있을까?

 

어느날 임산부 한 사람이 부어 있는 눈두덩이를 눈가리개로 가린 채 진료실을 찾아왔다. 심각한 얼굴로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제가 임신하고 있는 아이가 남편의 아기가 맞는지 친자확인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나는 어안이 벙벙해져 왜 갑자기 그런 검사를 하려 하십니까? 하고 물었다. 그 임산부가 한 말의 요지는 대략 이런 것이었다. 이전에 남편과 함께 산부인과를 찾은적이 있는데 산부인과 의사가 남편에게 임신36주라는 이야기를 해줬다고 한다. 남편은 산부인과를 빠져 나오면서 퉁명스럽게 반응을 하더니 집에 가서는 다짜고짜 결혼하기 전에 사귀었던 남자가 누구였는지를 따졌다고 한다.

 

남편은 성관게를 가진지가 8개월도 채 안되었는데, 배속에 아이가 36주, 즉9개월이 되었다니 말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결국 남편과 다투게 되었고, 본인도 이해가 되지 않아 친자확인을 위해 산부인과를 찾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제서야 이 산모의 고민을 이해하게 되었다. 아울러 그녀 남편의 무지에 대해 슬그머니 웃음이 나면서 10개월이라는 임신의 우여곡절을 생각했다. 이들 신혼부부처럼 임신기간이 성관계를 가진 날로부터 양력으로 10달이라 믿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임신기간은 수태된 날로부터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 월경을 시작한 날짜부터 계산하여 음력10달, 즉 280일이다.

 

그러므로 월경주기가 28일로 규칙적인 여자의 경우, 실제로 수태가 일어난 때는 마지막 월경 시작일로부터 14일후에 배란이 되어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태가 되므로, 실제 수태(임신)기간은 280일에서 14일을 뺀 266일 정도이다. 100일 잔치의 숨은 있는 의미는 수태된 날로부터 대략 1년이 되는 날을 기리는 것이다. 다시 말해 수태기간은 266일 정도로 일정하지만, 통상 10달이라고 알고 있는 임신기간은 월경주기가 28일인 경우이고, 만약 월경주기가 그보다 길면 당연히 늘어난다. 그러므로 월경주기가 매우 불규칙한 임산부들은 초음파검사를 통하여 태아의 임신주수와 분만예정일을 걸정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사실과는 달리 많은 사람들은 임신기간을 수태된 날로부터 양력으로 10달, 즉 300일(10달 * 30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수태기간과는 약34일(약5주)정도의 차이가 있다. 즉 일반 사람들이 계산하는 예정일보다 약5주정도 빠르다는 것이다. 이 산모의 남편의 경우에서 보듯, 자기가 생각했던 날짜 이전에 수태된 것이 아닌가 하고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잘못된 상식 때문에 괜한 가정문제로까지 비화된 경우였다. 그 산모에게 남편과 함께 다시 진료실을 찾아 주도록 하여 자세히 설명해 준 결과, 남편은 아내에게 사과하고 두 사람은 다시 행복한 모습으로 진료실을 나갔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임신중엔 약을 먹지 말아야 한다.

 

결핵, 고혈압, 간질, 심장질환, 내분비질환 등 만성질환으로 약을 계속 복용하는 여성이 임신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산부인과 레지던트로 있을때의 일이다.

 

분만예정일을 몇주 남겨놓지 않은 산모가 호흡곤란으로 급히 병원을 찾아왔다. 흉부 X선 사진을 보니 폐가 온통 하얗게 변해 있었다. 아주 심한 결핵이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결핵에 걸려 약을 복용하던 중에 임신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주위 사람들로부터 임신했을 때에는 약을 먹으면 안된다는 말을 듣고 의사와 상의도 없이 결핵약을 끊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어이없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임신한 산모의 경우에도 결핵에 걸려 있으면 결핵약으로 치료하는 것이 기정사실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만 결핵약이 태아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하여 가능한 안전성이 입증된 약을 선택하여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결핵약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은 결핵치료가 완료되기까지 임신을 하지 않도록 권유하고 있다. 이 산모는 임신중에는 무조건 약을 먹지 말아야 한다는 잘못된 의학지식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결핵, 고혈압, 간질, 심장마비, 내분비질환 등 만성질환으로 약을 계속 복용하는 여성이 임신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환자들은 매우 당황하게 된다. 복용하던 약물때문에 태아에게 기형 등의 이상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임신중절을 해야되는 것은 아닌지, 태아를 위하여 먹고 있던 약을 끊으면 만성질환은 어떻게 될 것인지 등의 고민을 하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우선 담당의사와 상의하여 임신중절 또는 약물복용중단 또는 약물을 복용하면서 임신을 지속하는 것 중에서 선택을 하여야 한다. 물론 선택을 할 때에는 먹었던 약의 종류와 그약이 태아에 미치는 영향, 즉 약의 안전성과 임신 중 어느 시점에서 약을 복용하였는지를 종합하여 판단하게 된다. 임신한 줄을 모르고 무슨 약을 먹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임신중 심한 감기 증상으로 감기약을 먹었는데 괜찮을지 등의 문제로 상의하러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에도 위에 언급한 여러 상황을 고려하여 판단하며, 대개의 경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임신중에 요로감염, 급성신우신염 등의 병에 잘 걸리게 된다. 그냥 내버려 두면 산모와 태아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약물을 포함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확실치 않은 이야기를 믿고 무조건 약물을 피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행동이다. 덧붙여 임신인줄 모르고 감기약과 같은 약을 복용한 경우에 반드시 임신 중절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 또한 지나친 걱정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참고로 임신중 약물복용시 태아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약물들을 5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A군은 확실하게 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약물, B군은 동물실험에서 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진행된 임상연구가 없는 약물, C군은 적절한 동물실험이나 임상연구 모두 없는 약물, D군은 태아에 위험이 있지만 위험보다도 약물사용이 가져다 주는 이익이 더 많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사용할 수 있는 약물, X군은 태아에게 미치는 해가 매우 커 어떤 경우도 약물사용이 이익이 되지 않는 약물군이다. A군이나 B군은 임신중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C 군 그리고 심지어는 D군조차도 특정상황에는 적절하게 사용되는 것이다.

 

임신초기부터 꼭 철분제제를 먹어야 한다.

 

임산부들이 철분이 부족하다는 것은 하나의 상식이다. 그러나 임신초기단계에서 철분제제를 복용하게 되면 구토증세가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임신 13주가 된 산모가 메스꺼움이 심하고 가끔 토하기도 한다며 진료실을 찾아왔다. 임신 5주부터 입덧을 하기 시작했는데 조금 좋아지는 것 같더니 임신 11주부터 심해졌다는 것이었다. 자세히 물어보니 임신 11주경 시어머니께서 며느리가 임신한 것을 알고 철분제제를 사다주셨다는 것이다. 이것을 먹고 나서부터 이런 증상이 다시 심해진 것이었다. 임신을 하면 철분제제 복용이 필요하지만 지금은 꼭 먹어야 할 시기가 아니니 복용을 중단했다가 입덧이 가라앉고 난 임신 5개월부터 다시 먹을 것을 권하였다.

 

임신을 하면 산모에게 여러가지 영양분과 칼로리가 더 필요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임신에 따라 체내 철분이 부족하게 되므로 철분제제를 먹어서 보충해야 한다는 것은 대개의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러나 임신초기의 첫 4개월 동안에는 철분 요구량이 약간만 증가하므로 이 시기에는 철분제제를 통한 보충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임신초기에 철분제제를 먹지 않음으로써 이 시기에 흔한 메스꺼움, 구토가 심해지는 것을 피할 수 있다. 덧붙여 말한다면 자기 전에 철분제제를 먹는 것이 위장장애를 적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데, 자기 전 이를 닦을 때 잘 보이는 곳에 철분제제를 두면 매일 먹는 것을 잊지 않을 수 있어 좋다.

 

여러가지 철분제제가 있으나 대개 철분함유량은 비슷하여 하루에 한알씩을 먹으면 된다. 그러나 임신을 한 후 병원에서 시행한 기본적인 검사에서 자신이 철분결핍성빈혈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때는 임신으로 인해 필요한 철분 외에도 이미 부족한 철분까지 보충을 해 주어야 하므로 하루에 2알이나 3알을 복용해야 하며, 우리 몸의 혈색소(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이 되고도 6개월 이상 복용을 하여야 한다.

 

임신 첫4개월까지 빈혈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철분제제를 꼭 먹어야 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특히 구토, 메스꺼움이 심한 임산부의 경우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지식은 상당 부분 TV광고를 통한 철분제제 선전이 한몫한 바 있다. 흔히 이런 광고에서 임신사실을 알자마자 필수적으로 철분제제를 먹어야 하는 것처럼 선전하고 있기도 하다.

 

■ 잘못 알려진 건강상식

 

▶ 일반의보다 전문의가 용하다.

 

경미한 질병에도 전문의를 찾아간다. 그래서 의대졸업생들은 거의 전부가 전문의를 지망한다. 그러나 막상 개업한 전문의는 자신의 전문분야와 무관한 간단한 진료에 몰두한다. 이러한 악순환은 지적 자원의 낭비이다.

 

몸에 이상이 생겨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필요를 느끼게 되는 경우 우리는 무의식중에 해당분야의 명의 또는 전문의를 우선 떠올리게 된다. 최근에는 대중매체나 서적을 통하여 일반국민에게 특정한 분야에서 유명한 의사를 소개하는 일이 이전에 비하여 상당히 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건강과 의료에 관한 믿을 만한 정보가 많지 않은 우리의 현실적인 여건상, 일반국민들에게 의사 또는 의료기관을 선택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해 준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암암리에 일반국민들의 전문의 선호 현상을 부채질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실제로 전문의는 일반의보다 용한 것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에 앞서 전문의와 일반의의 차이점을 알아 볼 필요가 있다.

 

 

일반의는 의학의 특정한 분야를 전문으로 하지 않고 진료하는 의사를 말하며, 전문의는 의학의 특정한 분야에 대하여 수년간 전문적인 교육 및 훈련을 받은 의사를 말한다. 전문의는 일반의에 비하여 의료의 특정한 분야에 있어 지식과 기술수준이 높은 반면, 주로 취급하는 질병이나 진료의 범위는 제한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의는 자신의 전공분야 또는 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분야가 아닌 경우에는, 일반의에 비하여 반드시 우수한 진료를 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 흔히 경험하게 되는 질병으로 폭을 좁혀서 생각해 보기로 하자.

 

개원의의 진료내용을 분석한 한 연구보고에 의하면, 환자 중 약 80p는 감기(급성상기도염, 급성기관지염, 급성모세기관지염, 급성편도선염 등), 소화 불량(위 십이지장 기능장애), 식중독 또는 설사(감염성 소화기질환), 신경통 등 비교적 경미하거나, 시간경과에 따라 저절로 낫는 병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질병들은 진단과 치료에 전문적인 기술이나 특수한 시설 또는 장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리고 진료내용이 표준화되어 있으므로 일반의와 전문의간에 차이가 없다. 이런 근거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느끼는 건강문제의 대부분은 전문의 수준의 진료를 요하지 않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전문의를 찾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의에게 진료를 받든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든, 진료비에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왕이면 다홍치마 격으로 전문의를 찾는 것은 아닐까? 일반의의 진료에 대하여 충분히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 의료에 있어서는 의사에 대한 환자의 믿음이 치료 결과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전문의 선호현상을 일방적으로 잘못되었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그러나 만일 승용차의 엔진오일교환과 같은 경미한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모두 1급 자동차 정비공장을 찾는다면 우리 주위에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자동차 경정비업소(소위 밧데리 가게)가 살아 남을 수 없는 문제가 생기듯이, 의료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 나라의 전체의사 중 전문의가 차지하는 비율은 매년 증가하여 1993년 대한의학협회 회원신고 현황에 따르면 64p를 차지하고 있으며, 의대졸업생의 대부분이 전문의를 지망하고 있다. 한편 전문의 중 절반이 개원을 하고 있는데, 개원을 하고 있는 전문의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신의 전문분야와는 무관한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국민은 전문의를 선호하고 있으며, 의사지망생들은 거의 전부가 전문의를 지향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국가적인 측면에서 자원의 낭비라 아니할 수 없다. 의료보험 제도상 환자의뢰 체계를 실시하여 종합병원으로의 환자집중을 완화한다는 측면에서 일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는 하나, 국민들의 전문의 선호현상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학교육제도를 개선하여 1차 진료를 담당할 수 있는 유능한 의사를 양성하고(가정의제도), 개원의의 진료에 대하여 질적 수준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는 등 의료계의 자발적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경미한 질병에 거린 경우, 우리가 일반의(가정의를 포함하여)를 찾게 될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내가 가진 병이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하는 질병인지, 어느 분야의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한지를 알 수 있으며, 진료의 연속성이 유지되어 불필요한 검사를 배제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의사와 환자간에 인간적인 관계가 형성되어, 충분한 대화를 통하여 자신의 건강에 관련된 문제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3시간 대기, 3분 진료의 불편함, 막연한 전문의 환상, 의학박사 신화에서 벗어나 집이나 직장 가까이에 단골의사를 한 사람쯤 가져보실 의향은 없으신지요?

■ 건강상식 운동의 중요성

 

▶운동은 건강의 기초

 

종합건강진단을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의 나이를 조사해 본 적이 있다. 흔히 생각하기에 4,50대의 중년층이 많이 찾아올 것 같지만 예상외로 30대 초반의 사 람들이 많이 찾아온다.

 

어찌 보면 가장 원기 왕성한 때가 아닐까 싶지만 한결같 이 찾아와서 하는 이야기인즉, '이제는 술을 먹으면 잘 취해요' '술이 쉽게 깨지 않고 오래가요' '옛날에는 며칠 밤새워도 까닥 없었는데 요사이에는 하루만 잠을 못 자도 맥을 못춰요' '피로가 전혀 해소되지 않아요'…. 호소하는 이야기의 공통 점은 몸이 예전, 즉 20대 같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아직 청춘이라고 느껴지는 나이에 벌써 몸이 이렇게 되다니 혹시 병이 생긴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스런 생각에 종합검진을 받고자 종합병원을 찾는 것이다. 그러나 검사를 해보면 대부 분 신체적으로 정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자신의 몸은 자신이 가장 잘 안다고 하는 말도 있듯이 이들의 자신의 몸에 대한 느낌은 왜 생기는 것인가? 의학적으로 밝혀진 바에 의하면 인체는 30세 이후부터 점차 노화가 진행되고 매년 0.9%정도 기능이 떨어진다고 한다.

 

따라서 30세 이후부터는 건강관리를 해 야지 그냥 두면 과거 성장기처럼 온갖 신체기능이 저절로 좋아지거나 증대하지 는 않는다. 최근 들어 평균수명은 점차로 늘어나고 있지만 인체의 노화를 막는 방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그러나 노화와 관련된 여러 요인들이 밝혀지고 있어, 이제부터 자신의 몸을'성공적인 노화(successful aging)'를 겪게 하느냐 아 니면 '평범하고 일상적인 노화(usual aging)d'를 겪게 하느냐에 대한 선택의 여 자는 있다고 생각된다. 성공적인 노화는 적절한 운동, 금연, 적절한 음주, 식이습관, 환경 등과 관련이 있다고 보여진다. 여기서 특히 고려해 봐야 할 항목은 운동이다.

 

 

▶ 운동의 중요성

 

운동의 중요성을 생각해 보자. 나이가 똑같이 60세이면서 어떤 사람은 계단을 뛰어 올라갈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은 몇 계단 오르고 숨이 차서 쉬어 가야 한 다면 이 차이를 무엇으로 설명하겠는가? 물론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 한 것은 운동을 한 사람과 안한 사람과의 차이일 것이다. 아니 꼭 늙은 후에 비 교되는 것은 아니다.

 

젊어서도 운동을 전혀 안하는 사람과 지속적인 운동을 하 는 사람에게 100미터 달리기를 시켜 보면 그 차이를 쉽게 알 수 잇다. 운동은 노화를 성공적으로 진행시키는 데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동맥경화를 방지하고, 비만을 조절하며, 당분의 대사를 도와 당뇨병 발병을 억제한다.

 

운동 은 나이가 들어 뼈가 약해지는 골다공증의 진행을 막아 주고 심폐기능을 향상시 킨다. 또한 정신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미쳐, 불안과 우울을 감소시키고 스스로 에게 자신감을 준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는 운동으로 인해 체내에 엔돌핀이 분 비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30세전후로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느김을 가진 사람 에게 질문해 보면 운동을 정기적으로 해서 몸을 관리한다는 사람은 전혀 없었다.

 

▶ 바람직한 운동은?

 

자, 이제부터라도 운동을 시작해보자 운동을 할 때 무작정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할 운동의 목표를 정하는 것이 좋은데 다음 지침에 따라 정하면 된다.

 

* 운동은 기본적으로 에어로빅(유산소)운동이 좋다. 에어로빅운동이란 운동을 할 때 산소를 소모하는 운동이다. 에어로빅체조처럼 뛰면서 숨이 차는 운동이라 고 생각하면 좋다. 역기, 역도, 바디빌딩등은 유산소성운동에 속한다.

 

* 운동의 강도는 최대맥박수를 기준으로 약 60%에서 85%정도로 유지하는 것 이 좋다 (<최대맥박수=220-자신의 나이>로정한다).운동을 하면서 가볍게 말을 할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 하루 운동시간은 25분에서 45분으로 5분 정도 워밍업.20분 정도 분격운동, 5 분 정도 마무리 시간을 잡으면 된다. 한 번 운동시 300Kcal를 소비할 정도이면 좋다. 강도가 최대맥박수읜 65%이하면 하루에 한 번. 65%이상이면 이틀에 한 번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하다 실패하는 가장 많은 원인은 갑작스레 운동을 심하게 해서 오히려 피로를 가중시키는 것이다. 즉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 적은 도 안됐으면서 한 시간 정도를 해서 아예 몸져누은 후 다시 운동을 시작하지 못 하는 경우를 흔히 본다. 처음에는 5분이라도 좋으니 무리하지 않게 시작하여 서 너 달을 기간으로 잡아 운동시간을 서서히 늘려야 한다.

 

* 40세 이상에 운동을 시작하려면 운동부하검사 등을 미리 한 번 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비만, 고혈압, 천식, 협심증 등 동맥경화성 지로한이 의심되는 사 람은 갑작스런 운동이 위험할 수도 있으므로 미리 의사의 상다음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 잘못 알려진 건강상식

 

▶ 큰 병원이 좋은 병원이다.

 

3시간을 기다려 3분 진료를 받는다. 진료비 부담도 크다. 그래도 종합병원으로 환자들이 몰려든다. 감기만 걸려도 큰 병원을 찾는다. 확실하고 믿음직한 진단과 치료를 원하는 마음은 누구나 한결같다. 그러나 분주한 종합병원에서 간단한 질병을 더 잘 치료한다는 보장이 있을까? 건

 

강에 문제가 생기면 누구나 어느 의사 또는 어떤 병원을 찾을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대학병원이냐, 개인병원이냐로 고민하게 될 것이고, 또 어떤 경우에는 내과냐, 외과냐, 피부과냐를 놓고 고민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 때 많은 환자들은 여러 가지 불편을 무릅쓰면서까지 큰 병원을 찾는다. 그런데 과연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큰 병원을 찾아서 도움이 될까? 큰 병원에 근무하는 나의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 중에는 개인병원에서 간이 나쁘다든지 방광염이 있다는 말을 듣고 미덥지 않아서 특수한 정밀검사로 자세하고 확실한 것을 알려고 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렇게 된 이유는 질병이나 검사방법에 대해 일반인들이 잘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작은 병원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경우가 오히려 더 많다. 큰 병원을 이용하게 되면 항상 듣는 이야기로 '3시간 대기에 3분 진료를' 경험하게 된다. 혹 어떤 경우에는 며칠에서 몇달까지 기다려야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또 본인부담금의 비율도 의원을 방문할 경우에는 총진료비의 30p만 내면 되지만, 병원(입원 병상 수가 20-80개인 병원)은 40p, 종합병원(입원 병상 수가 80개 이상인 병원)은 55p를 내야만 한다. 그래도 큰 병원에 환자들이 몰려드는것이 현실이다. 이 문제를 생각할 때마다 나는 일전의 경험을 떠올린다. 내가 어느 대학병원에 근무할 때의 일이다.

 

아내가 둘째 아이를 낳아야 할 때가 되어 산전진찰과 분만할 곳을 찾다가, 산부인과에서 인기가 높은 모 교수님 앞으로 특진을 신청하였다. 우리 부부는 잔뜩 기대를 하였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우선 환자가 너무 많았다. 그 교수님은 레지던트가 환자와 먼저 면담해서 중요한 내용을 기록해 놓으면 두 개의 진찰실을 분주하게 왔다갔다 하며 매우 형식적인 진찰을 하는 것이었다. 더 이상 해주고 말고 할 것도 없었던 것이다. 아내와 나는 생각을 고쳐 먹어야 했다.

 

평소에는 감기환자들까지 대학병원에 몰려들기 때문에 대학병원이 이렇게 아수라장이라고 비판하던 내가, 아내의 정상분만을 대학병원에서 하려고 했다는 점이 반성되었다. 심사숙고 끝에 집에서 가까운 산부인과에서 진찰을 받기로 하였고, 편하고 만족스럽게 둘째 아이를 낳았다.

 

일반인이 병원을 찾는 문제의 대부분(질병의 발생빈도별로 따졌을 때 약 90p)은 일차의료(종합병원 이하의 수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라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밝혀져 있다. 나는 모든 우리 나라의 국민들이 언제라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작은 병원의 의사를 주치의로 정해서, 자신과 가족의 건강에 관한 모든 문제를 상의드릴 것을 당부하고 싶다.

 

물론 큰 병원을 꼭 찾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진단이 불확실한 경우나 흔치 않은 병, 흔한 병이라도 합병증이 생겼거나 일차진료 수준에서 잘 치료가 되지 않을 때는 마땅히 큰 병원을 찾을 일이다. 그리고 장기간의 입원을 필요로 하는 중한 병이라든지 큰 수술(흔하고 작은 수술은 작은 병원에서도 가능하다)을 해야 될 정도로 중요한 병일 경우도 주치의와 상의해서 큰 병원을 찾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병은 일차진료에서도 해결할 수 있으며, 지나치게 대학병원만을 좋아하는 것은 개인으로 보나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나 불필요한 일이다. '가깝고 편리하고 값싼' 작은 병원을 널리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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